[7화] 김택진, 사이버 세상을 논하다
디지털 시대의 통합을 외친 김택진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여러 게임들이 탄생할 수 있게 밑거름이 되어준 NC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Lineage)’를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요? 1998년 9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도 꾸준히 서비스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게임입니다.
긴 세월만큼 많은 파생 게임들도 출시했었죠. 최근에는 ‘리니지’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계승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Lineage Red Knights)’를 출시해 모바일 게임 순위 1위를 탈환하며 리니지의 업적을 계속 이어가고 있군요.
리니지 레드나이츠 포스터 이미지입니다. NC소프트에서 직접 제공해주셨어요.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역사의 중심에 우뚝선 리니지. 이번화에서는 리니지의 아버지,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2015년 리니지 17주년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택진 대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김택진 대표에게 2000년은 NC소프트 코스닥 상장, 리니지 대만 서비스 오픈, 리니지 동접자수 10만명 달성 등 매우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00년 3월호로 출발합니다.
김택진 / NC소프트 사장 김택진씨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글과컴퓨터, 한메소프트, 신비로 서비스팀을 거쳐 현재 리니지라는 인터넷 온라인 게임과 그룹웨어 컴포넌트를 공급하는 NC소프트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 3월 당시 김택진 대표의 프로필입니다. |
아래글을 읽기 전에 참고하실 내용입니다.
1. 1990년대 들어서며 미국은 부의 디지털 양극화(Digital Divide)가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 인터넷, IT를 기반으로 성장한 신경제의 주역 벤처기업들이 그 중심에 있었죠. 야후(yahoo), MS(Microsoft), 아마존(Amazon), 애플(Apple), 어도비(Adobe), 이베이(e-Bay) 등등…
2.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영화 ‘접속’은 1997년에 개봉했고,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매트릭스’는 1999년에 개봉했습니다. 2000년은 사회적으로 디지털과 가상현실에 대한 여러 현상과 상상이 붐업하고 있었습니다. 3. 2000년 PC방과 온라인 게임의 확산 기반 통신 인프라는 ADSL이었습니다. 4. 넥슨 ‘바람의 나라’, X2 Game ‘포트리스’, NC소프트 ‘리니지’는 대한민국 1세대 온라인 게임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
그럼, 김택진 대표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실리콘밸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실리콘 밸리는 교사가 부족해 난리란다.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한 부자들이 집 값을 올려놓은 바람에 일반인들의 생활고가 말이 아니란다. 여기다 성공한 동양인들이 주택을 구매하면서 풍수지리바람까지 일으켜 놓았단다. 이러한 전반적인 고물가는 3~5만달러 연봉의 교사들이나 노동자들을 본의 아니게 극빈층으로 전락시키게 됐고, 이들이 실리콘 밸리를 떠나기 때문에 자식들을 가르칠 교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부작용은 사회전체 가치의 향상을 위한 긍정적 필요악
디지털 양극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부작용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만들고 살아가는 디지털 사회라는 것의 첫번째 속성이 ‘대중사회’라고 말하고 싶어서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컴퓨터, 이동 단말기, 각종 가전제품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상상해 보라.
디지털 사회의 첫번째 속성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하던 엄청난 상호(interactive)적인 대중 사회라는 것이다. 몇몇 특정한 사용자층을 겨냥한 개발이 아니라 대중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원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표준을 지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차별화하고 거기에 E-요소(즐거움)를 불어넣는 것은 퍼블릭 마켓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필수 사항이다. 심지어 기업마다 따로 개발해 쓰던 기업용 소프트웨어조차도 패키지, 더 나가서 서비스 형태로 변하고 있지 않은가.
2015년 지스타에 참관중인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의장(좌)와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우)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가상과 허구지만 가짜와는 다르다.
지금의 사이버 공간은 개인의 머리 속에서만 있던 세상이 아니라, 현실화되어 구체적인 경험과 타인과의 사회적인 관계를 통해 다면적인 자아 확장의 공간이 되고 있다. 이러한 컴퓨터와 네트웍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현실의 등장은 현재 자기 정체성이나 새로운 규범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인류의 큰 전진인 것만은 사실이다.
디지털 활동이나 경험을 통한 디지털 자아의 성숙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개인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할때 디지털 자아를 육성하여 이룰 수 있도록 자신들의 개발품에 이러한 철학을 적극 심어줘야 한다. 자신이 만드는 소프트웨어들이 단순한 기능 위주의 구현에서 벗어나 디지털 사회를 이루는 부분으로서, 디지털 자아를 인정하고 디지털 자아에게 새로운 경험을 실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상공간의 또 다른 생명체로 탈바꿈하여야 한다.
개발자, 디지털 통합 솔루션 역할 수행
디지털 사회의 또 다른 속성으로는 변화의 빠른 속도와 공급 과잉일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한 어떠한 변화보다도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물리적인 제약이 없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하는 공급 과잉 공간이 디지털 사회의 모습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사용자가 바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일한 방법은 통합에 의한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단순한 여러 제품의 꾸러미가 아니라 시너지를 통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디지털 통합만이 사용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단순한 결합에서 벗어나 디지털 통합을 이루어 사용자들에게 기능이 아니라 솔루션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줘야 한다.
김택진 대표 옆의 캐릭터는 리니지 스토리상 데포로쥬 왕자의 모습을 옮겨 만든 ‘군주’ 캐릭터라는 군요.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디지털 사회에서 디지털 통합을 이루기 위해 여러 현상들에 관심을 기울여 리니지에 고스란히 담아낸 철학을 옅볼 수 있었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혼재로 인한 여러 사회적 이슈들도 있었던 만큼 디지털 경험은 당연히 논의되어야 했던 주제였기도 합니다.
마소의 과월호를 계속 돌아보면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너무 와닿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 사회의 공급 과잉은 지금의 모바일 서비스 공급 과잉과도 매칭되어 보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