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CK 2018] 네트워크 분석으로 ‘게임 현금거래 시장’ 파악하기
10월 26일 서울시 시민청에서 RUCK(R User Conference in Korea) 2018이 열렸습니다. RUCK는 학교, 기업, 공공기관 등 다양한 분야 R 사용자가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콘퍼런스입니다.
개발하는 기자, 개기자가 RUCK 2018에 참석했습니다.
RUCK 2018 오후 세션은 3개 트랙으로 나뉘었습니다. 개기자는 ‘데이터 분석 및 이슈’ 트랙에 참여했는데요. 오후 두번째 세션은 이은조 엔씨소프트 데이터분석팀 팀장이 맡았습니다. 이은조 팀장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389호 ‘게임 속 불법행위 봇(Bot) 추적의 과거, 현재, 미래’에서도 데이터 분석으로 봇을 추척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이은조 팀장은 던컨 와츠(Duncan Watts)와 스티븐 스트로가츠(Steven Strogatz)가 1998년 발표한 논문 “Collective dynamics of ‘small-world’ networks”을 소개하며 세션을 시작했습니다. 이 논문은 올해 20주년을 맞이 했으며, 네트워크 과학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논문입니다. (논문 원문 보기)
이어서 주요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소개했는데요. 이 팀장은 “노드를 철도역이라 했을 경우, ‘어느 역이 중요한가’하는 문제에서 가장 많이 연결 돼 있는 역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노드의 중요도를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Community Detection’ 분석이었습니다. 각 노드가 속한 커뮤니티를 찾고, 커뮤니티간 구조를 분석하는 것인데요. 이어서 설명한 사례에서 이 분석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이 팀장은 앞서 설명한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온라인 게임에 적용했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현금 거래 추정’이었는데요. RMT(Real Money Trade)라 불리는 현금 거래는 인기 게임의 지표가 된다고 합니다. 인기가 많을 수록 사용자 현금 거래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RMT를 네트워크 분석 기법으로 찾아내는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이 팀장은 RMT 분석을 위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정리했습니다. 먼저 단순히 사용자 A와 B의 거래만으로는 게임 내 거래인지, 현금 거래가 이뤄졌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이 팀장은 사용자 A와 B가 속한 커뮤니티를 찾았습니다.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이 팀장은 몇몇 그룹을 찾아냈는데요. 그 중 가장 흥미로운 그룹이 차익거래(arbitrage) 그룹이었습니다.
노드가 돌고 돌아 원을 그리는 이미지 중앙의 그룹이 차익거래 그룹인데요. 이 그룹은 일반 사용자와 큰 차이가 보일 정도로 아이템을 대량 거래하며 차익을 남기는 그룹입니다. 하지만 게임 내 정책으로 아이템을 많이 거래했을 경우 1주일 간 세금을 부과하자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세금 정책이 걸리면 다음 사용자에게 아이템을 넘겨 대량 거래를 하는 식으로 정책을 회피하다보니 원과 같은 그래프가 나왔다고 합니다.
골드 파밍 그룹도 인상적이었는데요. 흔히 ‘작업장’으로 불리는 유형입니다. 다수의 계정을 운영해 돈을 벌고, 한 계정으로 아이템을 몰아 현금 거래를 하는 유형이죠. 이런 행위를 네트워크 분석으로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 팀장은 네트워크 분석으로 게임 내 RMT를 크게 5가지 그룹으로 분리해 RMT 규모를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사용자간 전투 분석이었는데요. 사용자가 게임 내 전투를 하는 유형을 역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파악했습니다. 실제 플레이했던 게임의 사례로 이야기를 들으니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이은조 팀장 외 우지영 순천향대 교수, 김형식 성균관대 교수, 김휘강 고려대 교수가 함께 연구해 2018년 1월 공개한 ‘No Silk Road for Online Gamers!: Using Social Network Analysis to Unveil Black Markets in Online Games(원문 바로보기)’ 논문을 발표 내용과 함께 참고하시길 추천합니다.
한편으로는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접목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는데요. 추후 발표자료가 공개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은 챙겨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