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11월 1일 창간되어, 독자들로부터 꾸준하게 사랑 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2015년 12월호를 마지막으로 휴간되었다. 그 동안 단 한번도 휴간을 한 적 없었던 <마이크로소프트웨어>였지만, 사실상 기약없는 휴간에 들어갔고, 사업은 정리 단계에 들어갔다.

1983년 11월 1일 창간되어, 독자들로부터 꾸준하게 사랑 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2015년 12월호를 마지막으로 휴간되었다. 그 동안 단 한번도 휴간을 한 적 없었던 <마이크로소프트웨어>였지만, 사실상 기약없는 휴간에 들어갔고, 사업은 정리 단계에 들어갔다.

2016년 IT조선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브랜드 인수 이후,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발행 프로젝트를 만들었고, 카카오스토리 펀딩을 진행하였다.

근래 오프라인 잡지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게 일반적이다. IT관련 오프라인 매체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예전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전성기 때와는 상황이 달라져 있다.

다양하고 많은 정보가 인터넷에 넘쳐나고, 오픈소스의 강력한 물결이 깃허브라는 다기능 레퍼지토리 서비스를 만나서 프로그래밍 콘텐츠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예전처럼 몇개의 랭귀지나 제한된 플랫폼 규칙 속에서 깊게 파고들어가는게 기술력으로 받아들여지던 세상이 아니다. 다양한 방식과 충분한 대체제가 있고, 얕고 넓은 필요성과 즉시 해결 이런 것들이 오늘날 프로그래밍 세상의 수면 위에 있다. 넘치는 정보사회에서 빨리빨리 정리하고 망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억 속에 오래 갖고 있을 필요조차 없는 것들이 요즘 실용적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그래도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개발자들이 그늘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이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는 어렵고, 결과적으로 지속가능한 형태의 잡지에 긍정적이지도 않다.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사실 기존 마이크로소프트웨어도 몇 번의 변화가 있었다. 개발자들의 투고 중심 잡지에서, 전문기자들을 고용해서 수준있는 IT잡지로의 변신을 도모하기도 했다. 그 시도가 결국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러한 변신에도 레거시 프로그래머에 의한 레거시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은 명맥을 이어갔다.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전통이자,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호에서는 레거시 프로그램과 프로그래머에 대한 단절이 특징이다. 기존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정체성을 고수하는 오래된 독자의 입장에서는 재발간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에 가깝게 보일 것이다. 개발자들이 쓴 글이 많지만 정확하게 말해서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 말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개발자는 아니다. 어쩌면 레거시 개발자에겐 이 책의 내용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 다가갈 것이다.

잡지는 탄생하기 위해서 다음의 평이한 질문에 반복적인 대답을 해줘야 한다.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는가?”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레거시 영역의 개발자는 아니다. 그 영역의 실주인들은 십여년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웨어를 떠났고, 콘텐츠로 다시 되돌아올 수 없다. 그들에겐 대안들이 많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에서 제공하는 어마어마한 문서와 지금은 서점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서적들이 많다. 깊이의 차이가 너무 커서 잡지로서 접근해서 유용함을 만들기가 어렵다. 이 영역은 숨어 있고, 시들어가는 영역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현역 개발자에게 접근하는 것도 역시 쉽지 않다. 공유와 공개, 새로운 기능, 휘발성을 특징으로 하는 이들에게 잡지나 오프라인 매체가 해 줄 수 있는 역할이 커 보이지 않는다. 실제 서점에서 보면 이러한 콘텐츠를 담고 있는 서적들은 대학교재나 학원 교재에 명확하게 타겟팅이 되어 있다.

전통의 힘과 언론매체의 힘을 융합하면 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오산이었다. 차별화된 변신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오리무중이었다. 결국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대상을 먼저 정하고, 그 대상에 맞는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해서 차별화된 내용을 먼저 담는게 유리할까? 아니면 외부에서 우리에게 던져진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해서 적절한 대상을 찾는게 좋은가에 대한 질문으로 되돌아갔다.

다행히 우리 사회가 이슈에 꽤나 민감한 사회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좋은 주제이다. 대부분의 잡지들이 인공지능을 한번씩 다루었고, 예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역시 인공지능 뿐 아니라 딥러닝에 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관련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었다. 매스컴에서도 연일 인공지능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문제는 인터넷에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다는 것이다. 쉽고 기초적인 것들에 관한 내용에서부터, 연일 화제가 되며 끊임없이 나오는 논문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보들이 인터넷 안에 넘쳐 난다. 저자가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들도 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인공지능으로 한다는 건 무모하다기 보다는 어리석은 시도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게다가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인공지능을 잘 모른다는 것은 부정적인 요소였지만, 한편으로 긍정적인 요소가 되기도 했다. 잘 모르기 때문에 ‘그것은 아니다’라고 말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조사와 스터디를 했다.

인공지능에 관한 정의와 관련 이론에 대해서 학습을 했다. 딥러닝에 연결되는 인공신경망, 빅데이터로 연결되는 통계적인 방법, 베이즈 정리에서 시작된 확률 추론 등 다양한 이론적인 배경을 검토하고자 했다. 이걸 이해하고 정리한다는 것은 출구없는 블랙홀에 다름 없다.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이건 저널 종사자의 영역을 벗어난다. 그렇지만 한가지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프로그래밍은 설계를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규칙을 만들어 가고 구현하는 작업인데, 이에 비하면 인공지능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다. 오히려 기존 프로그래밍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부정한다. 여하튼 이런 고민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카데믹 콘텐츠는 아무리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도 잡지 콘텐츠로는 적절하지 않다. 해외 잡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게다가 페이퍼앱으로 논문 검색해 보면 된다. 주옥같은 논문들이지만, 대부분 무료이다.

해외의 논문을 가져다가 돌려보고(사실 돌려보는 것도 쉽지 않다. 논문에 있는 데이터도 없고, 그만한 하드웨어 인프라도 없다) 그 사실을 온라인에 먼저 기재하고 공유하는게 주요 활동인 연구원들이 많다. 학문을 열심히 실어 나르기 바쁘다. 그들의 부지런함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안에 뚜렷한 학문적 성과가 없다는게 아쉬움이다.

인공지능의 만개 속에서도 한국적인 특수성이 있다. 그것은 한국어와 한글과 관련된 이슈다. 이 부분은 데이터인 코퍼스를 비롯해서 큰 진전이나 흐름을 만들고 있지 못했고, 수면 위에 드러나 있지 못했다. 이 부분 역시 잡지에 차별화의 여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용화하려는 우리 나라의 인공지능은 모두 여기에 문턱이 있다. 이 분야는 잡지로서 우리가 다를만한 여지가 있었다.

다행히 상품으로서의 인공지능이 결실을 맺는 일이 있었다. SKT에서 누구라는 스피커를 만들었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제품이기에 접근성이 높았다. 의문에 대한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실제 개발에 참여했던 저자가 원고를 작성해줬다. 누구는 플로우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요소기술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어떤 식으로 발전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가이드를 줬다. 이것은 전체 컨텐를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데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해 주었다.

인공지능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겠지만, 엄밀하게 정의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사실 지능이 엄밀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엄밀한 학문적 정의가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인공지능의 시대적이고 역사적인 화두로 받아 들이려고 했다.

인공지능에 관한 논의에서 프로그래밍적인 요소로 구체성을 갖추고자 했다. 오픈소스와 클라우드 컴퓨팅과 파이썬 등이 이러한 접근을 실용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몇개의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것들은 상상력으로 얼룩진 요란한 껍데기를 벗겨 보자가 중요한 모티브였다. 지나치게 단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학술에 치우지지 않는 적절한 수위의 콘텐츠를 찾아야 했다.

인공지능은 시대적인 격변을 예고한다. 이와 관련된 역사적이고 시대적인 통찰력 있는 성찰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 부분에는 나름의 문제의식을 담고자했다. 이 부분은 부족함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방향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미 많이 이야기들이 충분히 쏟아져 나왔다.

얼마나 고민을 해서 문제의식을 정교하게 만드느냐? 어떻게 접근해서 차별화된 콘텐츠로 만들어 낼 것인가는 고민의 시간이 얼마나 양과 질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미 기존의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아마 다음호에서 고민이 더 깊어져야 할 것이다.